![]()
꽃을 사들고가 따듯한 홍차를 마신건 대학로 b2project.
골목길에 보물 같은 곳. 무엇보다 멋스런 의자들이 탐난다. 이 골목에 살고 싶었다.
그 전에 앞서 혼자서 동숭동 골목길을 산책하다가 길거리에서 1인용 주차장을 개조한 것 같은 허름한 꽃 집을 발견했다.
<꽃 1000원에 팝니다.> 수염난 얼굴, 긴 머리에 페도라를 쓴. 그리고 약간은 젊은 아저씨가 앉아계셨다. 대문도 없는 꽃집 바로 앞 골목길엔 크레인들이 지나들며 매연을 내뿜고 있었다. 이상한 꽃 집이었다. 지나치려다 아무래도 미련이 남는다. 용기를 내어서 들어가보니 외관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온데간데 없었고, 되려 멋스러웠다. 휘어진 나무 가지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고, 처음보는 예쁜 꽃들이 참 많았다. 다만, 꽃들은 시간과 길을 잃어 시들어버린 모양새였다.
하지만 볼품없는 그 꽃들을 보면서 들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. 왜 그런 기분이었는지 모르겠다. 내눈엔 다 예뻤다. 보통 꽃집이 다 그렇지만은 참 된 순수함이 느껴지는 꽃집이었다. 형형색색의 꽃들을 한참을 구경하고 주황색 러넌큘러스 두송이를 골랐다. 러넌 큘러스는 얇은 잎들이 겹겹이 쌓여있는, 주로 부케용 꽃이다. 순수하고 청초한 느낌에 참 좋아하는 꽃. 내가 주변 친구들에게 누누히 말하지만, 일주일에 천원, 이천원 정도만 투자해 꽃을 사면 행복해질수 있다. 꽃은 행복이다!
꽃을 사겠다는 내 말에 아저씨는 왠지 수줍어하셨다. 보이지 않게 내게 등을돌려 꽃을 포장하는 아저씨. 어쩌면 꽃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셔서 였는지도 모르겠다. 하지만 나는 그마저도 정말로 기뻤고, 특별했던 것 같다. 완성된 꽃을 건네는 아저씨. 초록 잎사귀와 이름 모를 흰색꽃도 곁들여 주셨다. 정성껏. 이라는 기분이 들었다. 이 짧은 10분 남짓 정도의 시간. 이미 꽤 지난.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이른 봄날의 이야기이지만 참 상세히도. 잊혀지지 않는다. 환상인 것 같다. 지금 가도 이 꽃집이 있을까?
동숭동 골목길 주차장꽃집 아저씨를 생각하면, <플로리스트는 오랜 숙련과 교육을 받아야하고, 몹시도 전문적이어야 한다>며 동네 꽃집과 꿈들을 주늑들게 했던 어떤 권위있는 플로리스트의 말에서 어떠한 순수함도, 꽃에 대한 충실함도 찾아 볼 수가 없는 것 같다.
이해는 할 수 있다. 그녀가 그런 주장을 펼치는데에는 자신의 노력의 가치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함. 직업(또는 밥줄)에의 자존감. 그리고 진정 꽃을 사랑하기 때문(어줍잖은 꽃 사랑을 배척하기 위함)이겠지만, 그래도 공감은 하지 못하겠다. 그것이 플로리스트로써의 소신발언이라기 보다는 그저 한 집단이익을 대표하는 이기적인 발언이 아닐까..
시든 꽃도 꽃이다. 짓밟힌 꽃도 꽃이고, 꺾여버린 꽃도 꽃이다. 꽃을 만지고 가꾸는데에는 값이 필요없다.
사람들은 그 '꽃' 자체로 충분히 행복을 주고 받을 수 있다.
꽃은 시드는 순간이 완성이라고 했다.
그래서인가. 싱싱한 꽃, 좋은 꽃을 알아보는 것에 급급한 것 보다는
수명을 다한 꽃을 가차없이 쓰레기통에 버리는 행위가 오히려 꽃을 아름답게하는 행위라는 쪽이 훨씬 더 와닿는다.
- 2011/07/07 17:50
- imgonnabefree.egloos.com/4084761
- 덧글수 : 0



덧글